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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여행 3일차 – 자연 속 여유와 삿포로 향수 가득한 하루

by 슈잡놀 2025. 6. 11.

 

징기스칸
징기스칸

 

케이블카로 시내를 조망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신성한 숲길을 걸으며 마음을 정화한 뒤, 홋카이도 전통 음식과 감성적인 공간에서 힐링까지…
삿포로에서만 가능한 진정한 여유를 경험하는 하루입니다.


📌 목차

  1. 모이와야마에서 시작하는 아침
  2. 홋카이도 신궁 산책으로 마음 정화
  3. 스프카레로 맛보는 건강한 점심
  4. 마루야마 동물원에서 자연과 교감
  5. 삿포로 팩토리에서 여유로운 오후
  6. 징기스칸으로 완성하는 하루
  7. 밤 산책으로 마무리하는 하루

1. 모이와야마에서 시작하는 아침

아침 8시 무렵, 삿포로에서 하루를 여유롭게 시작하고 싶다면 모이와야마(藻岩山)만한 장소가 없습니다. 도심에서 불과 5km 남짓 떨어진 이 산은, 해발 531m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삿포로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 명소로 손꼽힙니다. 가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지하철 도자이선 '마루야마코엔역'에서 하차 후, JR버스(循環円11) 또는 택시로 10~15분 정도 이동하면 모이와야마 로프웨이 하단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로프웨이 탑승 전 공식 웹사이트에서 미리 예약하거나, 현장 구매도 가능하지만 성수기에는 사전 예약을 권장합니다. 산에 오르는 경로는 두 단계로 나뉘며, 먼저 모이와 로프웨이를 타고 중간 지점까지 오른 뒤, 그곳에서 미니 케이블카(모리노 차차노리)로 정상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창문 너머로 삿포로 도심, 신록으로 뒤덮인 산림, 멀리 이시카리만 해안선까지 점차 시야에 들어오는 장면은 감탄을 자아냅니다. 정상에 도착하면 360도 파노라마 전망대가 펼쳐집니다. 이곳에서는 북쪽으로는 테이네 산과 오타루 방면, 동쪽으로는 삿포로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도요히라 강, 남쪽으로는 지토세 방면까지 탁 트인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 아침에는 초록빛 산림과 하늘, 가벼운 아침 안개가 어우러진 풍경이 몽환적입니다. 전망대에는 행복의 종(しあわせの鐘)이라는 조형물이 있어, 연인과 함께 방문하는 이들은 종을 울리며 사랑의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이 종은 “삿포로 100만 불 야경”의 상징으로도 알려져 있어 야경 명소로도 매우 유명하지만, 아침 시간대에는 맑고 고요한 하늘과 함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뷰 포인트 팁: 오전 8~10시 사이 방문하면 안개 낀 도시 전경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요. 미리 모이와야마 공식 홈페이지에서 운영 시간과 티켓 정보를 확인해 주세요.

2. 홋카이도 신궁 산책으로 마음 정화

오전 10시 무렵, 모이와야마에서 내려온 후에는 홋카이도 신궁으로 향합니다. 1869년, 메이지 천황의 명에 따라 홋카이도 개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이 신사는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성스러운 공간입니다. 붉은 도리이와 짙은 삼림이 어우러진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도심 속에서도 자연에 안긴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참배를 드리는 사람들 외에도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 모습에서 이곳이 지역 삶 속에 얼마나 깊이 스며든 공간인지 알 수 있습니다.

🍂 둘러보기 팁: 편한 신발과 부드러운 양말을 착용하면 숲길 산책이 한결 더 쾌적해집니다.

3. 스프카레로 맛보는 건강한 점심

정오 무렵, 산책과 신궁 참배로 살짝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찾은 메뉴는 바로 삿포로 명물, 스프카레(Soup Curry)입니다. 일반적인 일본식 카레와는 전혀 다른 이 요리는 삿포로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온 지역 특화 요리로, 1970년대 한 인도풍 카페 'Ajanta(아잔타)'에서 시작된 것이 기원입니다. 국물이 묽고 향신료가 풍부하며, 큼직하게 자른 채소와 고기를 그대로 담아내는 이 스타일은 기존의 걸쭉한 일본 카레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삿포로에서는 다양한 가게들이 저마다의 육수 레시피와 향신료 블렌딩으로 스프카레를 재해석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스프카레 전문 식당만 수십 곳’에 달할 만큼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감자, 단호박, 브로콜리, 가지 등을 큼직하게 튀겨 국물에 담아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표적인 스프카레 맛집으로는 SUAGE+, Magic Spice, GARAKU가 있습니다. SUAGE+는 나무 꼬치에 끼운 채소와 부드러운 치킨을 내는 ‘꼬치 스프카레’가 인기이고, Magic Spice는 매운맛 단계를 세분화하여 ‘각성, 환희, 극락’ 등 독특한 이름의 단계로 고를 수 있어 젊은 층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주문 팁: 매운맛은 처음이라면 2~3단계로 시작해 보세요.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밥 양을 free로 조절 가능하며, 국물 리필이 안 되는 곳이 많아 남김 없이 즐기는 것이 좋습니다.

 


4. 마루야마 동물원에서 자연과 교감

점심 식사 후, 여유롭게 신궁 산책을 마친 오후에는 숲이 우거진 마루야마 공원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볼 계획입니다. 그 안에는 삿포로 시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마루야마 동물원이 자리하고 있죠. 단순히 동물을 보는 장소라기보다는, 숲 속을 함께 거닐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아 기대가 큽니다.마루야마 동물원은 홋카이도에서 가장 오래된 동물원 중 하나로, 도시 한복판에 이렇게 울창한 녹음과 동물들이 어우러진 공간이 있다는 게 놀라울 정도입니다.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동물원이 아닌 ‘자연 속 산책길’처럼 느껴진다고들 하더군요. 흙길과 나무그늘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며, 동물들의 일상에 천천히 스며드는 느낌을 기대해 봅니다. 동물원 안에는 어린이 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다람쥐원숭이나 프레리독 같은 귀여운 동물들과 가까이서 눈을 마주칠 기회도 있다고 해요. 여행 중 마음이 몽글해지는 순간이 하나쯤 생길 것 같아, 어린아이가 아니라도 꼭 들러보고 싶어집니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동물원 뒤편의 ‘동물원 숲(Zoo Forest)’ 산책로도 걸어보려 합니다. 50년 전 삿포로의 원시림을 재현한 이 숲은 인공적인 손길 없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하니, 도심 속에서 진짜 자연을 만나는 기분일 것 같네요. 생태 해설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날이라면 전문가의 안내와 함께 걷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겠습니다.

🔍 관람 계획 팁: 오후 2시~3시는 북극곰과 수달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시간대라고 해요. 북극곰의 수영 장면을 보고 싶다면 이 시간을 노려보세요. 입장료는 성인 기준 800엔, 입장 마감은 오후 4시쯤이니 시간 체크도 잊지 마세요.

여행이라는 건 결국, 예상하지 못한 장면과 마주치는 즐거움이 아닐까요. 마루야마 동물원에서는 동물들이 주는 감동과 숲이 전해주는 평화로움이, 하루의 피로를 가볍게 덮어줄 것 같습니다. 동물원에서의 이 느긋한 오후가, 삿포로 여행의 잔잔한 하이라이트가 되어줄 거라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듭니다.


5. 삿포로 팩토리에서 여유로운 오후

오후 4시, 동물원 관람을 마친 후에는 삿포로 팩토리로 향합니다. 과거 삿포로 맥주 공장이 있던 자리를 리모델링해 조성된 이 공간은, 붉은 벽돌 외관과 천장 유리 돔, 실내 정원 등이 조화를 이루며 문화와 감성이 공존하는 명소로 거듭났습니다.

쇼핑은 물론, 홋카이도 재료로 만든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가 많아 휴식하기에도 좋습니다. 특히 ‘오후의 정원’이라는 카페에서는 우유와 소프트아이스크림이 듬뿍 얹힌 디저트를 즐기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 카페 팁: 해질 무렵 창가에 앉으면 정원 조명과 함께 황금빛 감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6. 징기스칸으로 완성하는 하루

저녁 6시가 되면 본격적인 홋카이도의 전통 요리 ‘징기스칸’을 즐기기 위해 노포 식당으로 향합니다. 징기스칸은 일본에서 1930년대 등장한 양고기 철판구이 요리로, 중앙이 볼록한 철판 위에서 양고기와 채소를 함께 구워내는 독특한 조리법이 특징입니다.

다루마나 키타유우 같은 노포에서는 숯불과 특제 양념이 더해져 깊고 진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채소 기름으로 철판을 달군 후 양고기를 올리는 전통 방식은 맛과 향을 극대화시켜 삿포로 여행자라면 반드시 경험해볼 만한 식사입니다.

🔥 맛의 팁: 고기 냄새가 옷에 배지 않도록 외투는 식당 입구의 보관함을 활용하세요.

7. 밤 산책으로 마무리하는 하루

저녁 식사를 마친 후, 해가 지고 은은한 조명이 켜진 삿포로 중심지를 산책해보세요. 오도리 공원, 유리 공예 상점들, 그리고 간혹 들리는 거리 공연의 음악이 밤의 정취를 한층 깊게 해줍니다. 낮보다 조용하고 온화한 삿포로의 밤을 거닐며 오늘의 여정을 되새기는 이 시간은, 여행 중 가장 감성적인 순간일 수 있습니다. 3일차는 자연과 역사, 음식과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하루였습니다. 마지막 날 4일차에도 삿포로의 매력은 이어집니다.